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중싱<中興>통신)의 준법감시인으로 연방검사 출신 인사를 임명했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로스코 하워드 변호사를 ZTE의 준법감시인으로 지명했다.

워싱턴 로펌 반스&손버그의 파트너로 있는 하워드 변호사는 연방검사 출신으로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독립 자문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워드 변호사는 앞으로 ZTE가 이란·북한 제재 등 미국의 각종 법규와 규정을 준수하는지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윌버 장관은 "오늘 임명은 ZTE에 가해진 전례 없는 조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워드 변호사는 "우리 팀은 ZTE가 모든 미국의 수출 통제 관련 법률과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바짝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ZTE가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면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이로써 ZTE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CPU 등 핵심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게 돼 도산 위기에 내몰렸다.

중국 정부가 ZTE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청하자 미 상무부는 6월 7일 ZTE 측과 제재 해제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ZTE가 미국 정부에 벌금 10억 달러를 납부하고 4억달러를 보증금 성격으로 결제대금계좌(에스크로)에 예치하도록 했다.

또 ZTE의 경영진과 이사회를 30일 이내에 교체하고, 미국 정부가 미측 인력으로 구성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팀을 선발해 ZTE 내에 배치하도록 했다.

ZTE는 벌금 및 보증금 예치에 앞서 약속대로 경영진과 이사진 교체도 이미 단행했다.

이 회사가 벌금과 보증금 예치를 완료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7월 13일부로 제재를 해제한 상태다.

ZTE 사건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을 격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 미국이 핵심 부품 거래 중단이라는 강력한 대중 압박 수단을 활용해 초대형 기업의 명운을 좌지우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의 현격한 힘의 격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