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對)중국 쌀 수출을 본격화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일 일본의 대형 쌀 유통기업 신메이가 9월부터 중국 내 백화점이나 일본계 가게 등에서 일본 쌀 판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수출하는 일본 쌀은 고급 고시히카리 품종이며 일본에 비해 2~3배 정도 높은 가격(중국 쌀에 비해 7~8배)에 팔릴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의 규제로 인해 한정돼 있던) 수출 거점이 확대되면서 신메이가 그 첫발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중국에선 낱알이 가늘고 기다란 장립종 인디카 쌀 소비가 많지만 최근 원립종인 자포니카 쌀 수요도 늘고 있다. 일본을 다녀간 중국 부유층 관광객이 주로 자포니카 쌀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대중국 쌀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일·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정부가 일본 측에 사용할 수 있는 도정 시설과 창고를 확대해줬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7년 일본 쌀 수입을 개방했을 때 병해충의 침입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정미 시설과 창고를 중국 정부가 지정한 일본 내 시설 각각 한 곳으로 제한했다.

5월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관련 규제를 풀어 달라고 강력 요청했다. 중국은 도정시설을 7곳으로 확대 지정했고, 일본의 중국 수출용 쌀 도정 능력은 연간 2만t으로 확대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신메이그룹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중국 수출 물량을 2020년에 지금의 20배인 2000t으로 늘리고 2025년에는 100배인 1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의 쌀시장 규모는 연간 약 1억5000만t으로 세계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일본의 20배 규모다. 미국도 지난해 7월 중국에 쌀을 수출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중국 측의 대미 보복관세 대상에 쌀이 포함돼 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