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채에 투자했다가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을 산 데 더해 거액의 장부상 손실까지 내게 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모닝스타 자료와 펀드업계 추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여러 뮤추얼펀드가 투자한 베네수엘라 채권의 시장가치 손실액은 모두 2억5천만달러(2천799억원)를 넘는다.

이 자산 대부분은 대부분 골드만삭스 고객 관리계좌로 투자된 것이다.

이런 손실액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지난 17일 통화를 대폭 평가 절하하기 이전에 난 것으로,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진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5월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PDVSA)가 발행한 28억달러(약 3조1천346억원) 규모 2022년 만기 회사채를 액면가의 31%인 8억6천500만달러(약 9천684억원)에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으로부터 매입했다.

당시 베네수엘라에서는 극심한 경제난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었으며, 베네수엘라 야권은 골드만삭스가 한 나라의 위기를 이용하는 기회주의적 투자로 독재정권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와 직접 거래하지 않고 제3의 중개인을 통해 거래했다고 해명했으며, 이후 일부를 헤지펀드들에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골드만삭스는 처음 투자했던 규모의 4분의 3 정도인 액면가 20억달러(2조2천426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지난해 11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뒤로 베네수엘라 채권은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