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 환경오염 등이 원인 추정

미국, 영국 등 부유한 나라에 사는 국민의 기대수명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약물 오·남용, 환경 오염 등이 생명을 단축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대학의 연구진이 18개 고소득 국가의 2014∼2016년 기준 기대수명을 추정한 결과가 최근 발간된 학술지 '영국의학저널'에 실렸다고 미 ABC, CNN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시카 호 남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애런 헨디 프린스턴대 교수의 이번 연구에서 조사 대상 국가들의 2014∼2015년 평균 기대수명이 여성 0.21년, 남성 0.18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미국, 영국 등 14개국의 기대수명이 줄었다.

호주, 일본, 덴마크, 노르웨이 등 4개국에서만 남녀 모두의 기대수명이 늘어났다.

이중 여성은 일본(87.17세), 남성은 스위스(81.63세)의 기대수명이 가장 길었다.
"미국·영국 등 부유한 나라 국민, 수십년만에 기대수명 감소"

대부분 나라에서 2014∼2015년 기대수명이 감소했다가 2015∼2016년 다시 증가했지만 미국과 영국은 예외였다.

2016년 기준 미국의 기대수명은 남성 76.4세, 여성 81.4세였다.

영국의 기대수명은 남성 79.04세, 여성 82.72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남녀 모두 기대수명이 18개국 가운데 가장 짧았다.

연구진은 2014∼2015년 기대수명의 감소는 극심한 독감의 이례적인 유행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호흡기와 심장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기타 정신·신경계 질환도 그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 중 일부는 공기 오염과도 연관된 질환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의 남용이 기대수명 감소의 주 요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오피오이드 남용은 20∼30대 사이에서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 이 약물의 과다투여로 하루평균 115명이 숨졌다.

오피오이드 남용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해 3월 이 약물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인구통계학연구소의 도만타스 자실리오니스 연구원은 빈곤층의 의료서비스 이용 차별도 기대수명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예상치 못한 건강 위협 요인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주문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