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스템이 안과 질환 진단에서 의사들을 앞선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이 안과질환 진단용 AI시스템을 활용해 망막질환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딥마인드 제공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이 안과질환 진단용 AI시스템을 활용해 망막질환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딥마인드 제공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구글의 AI 전문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안과 진단용 AI 시스템이 숙련의보다 훨씬 나은 수준으로 안질환을 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가 발행하는 ‘네이처 메디신’ 최근호에 발표됐다.

딥마인드는 지난 2월 영국 무어필드 병원과 함께 3차원(3D) 망막 이미지를 스캔해 노인황반변성과 당뇨성 망막질환 등 50개 안과 질환을 진단하고 판정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고해상도 광간섭단층검사(OCT)로 안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한 뒤 과거에 촬영한 1만4884장의 3D 망막 스캔 이미지로 이 알고리즘을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AI 진단시스템을 완성했다. 딥마인드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딥마인드 연구팀이 진단이 확정된 환자 997명의 스캔 자료를 놓고 안질환 진단 실험을 벌인 결과 8명의 무어필드 병원 의사(망막 전문가 4명, 검안사 4명)보다 훨씬 높은 정확성을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딥마인드의 AI 시스템은 모두 954명의 환자를 제대로 진단해 5.5%의 오류를 기록한 반면 세계 최고 수준의 망막질환 전문가를 포함한 전문의들은 의사 경력에 따라 최저 6.7%에서 최고 24.1%의 높은 오진율을 보였다. 망막 전문가들은 평균 9.35%, 검안사들은 15.45%의 오진율을 기록했다. 이들 전문의는 영상 이미지 이외 환자에 대한 다른 정보를 알았을 때 오류율이 5.5~13.1%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AI 시스템보다는 높았다.

무어필드 병원 의사 피어슨 킨은 “환자들이 전문의 진단 결과를 얻기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것과 달리 AI는 즉각적으로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이용한 안질환 진단 임상시험에 곧 나설 예정이며 임상시험을 마치는 대로 적용에 들어가 환자들이 3년 안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