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언론이 애플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중국에서 얻은 이익을 중국인과 더 나눠야 한다”고 요구했다. 애플이 미·중 통상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8일 사설을 통해 “애플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잘 짜인 공급망의 혜택을 누렸다”며 “그 이익을 중국인과 더 나누지 않으면 분노와 민족주의적 감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내용의 사설은 다른 관영 언론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에도 실렸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중국에서 96억달러(약 10조7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민일보는 이런 점을 강조하며 애플의 시가총액이 최근 1조달러를 넘은 것은 중국에서의 실적 호조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적 수단이 중국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준다면 중국에서 애플이 거둔 성공은 애국주의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며 “중국은 애플에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며 중국이 애플을 분노와 애국주의 감정의 타깃으로 삼을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통상전쟁에도 애플에 시장의 문을 닫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애플이 중국에서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성장의 과실을 중국인들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애플은 아이폰을 중국에서 조립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지만 공급망인 중국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애플의 1.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수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