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사진)이 무역전쟁을 다이어트에 비유하며 중국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스 장관은 지난달 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상공회의소 비즈니스포럼 행사에서 “무역전쟁은 다이어트와 같아서 시작은 조금 고통스럽다”며 “그러나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는 날 결과에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 손해라는 경제학자들의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주 “중국과의 무역분쟁은 만성적인 문제며 몇 년이 걸릴지라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최근 소비재 기업 P&G가 미국 내 기저귀, 화장지, 키친타월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하는 등 무역전쟁이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여파가 커지고 있다.

로스 장관은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지금이 무역전쟁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단기적인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흡수할 역량이 있기 때문에 그 일(무역전쟁)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4.1%(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로스 장관은 미국 실업률을 거론하면서 “미국 경제가 잘 되고 있을 때 중국에 대한 공격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시장은 실업률이 지난 5월 18년 만에 최저 수준인 3.8%까지 내려가는 등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6월엔 실업률 수치가 4.0%로 소폭 올랐지만 이는 기존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 구직 포기자 가운데 60만1000명가량이 호황을 기회로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