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아랍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설립을 추진한다. 핵개발과 원유 수출 등의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으려는 아랍권 안보·정치 동맹이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사우디 등과 함께 중동전략동맹(MESA) 창설을 논의 중이라고 미국 및 아랍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는 10월12~13일 워싱턴DC에서 관련 논의를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MESA는 ‘아랍판 나토’로 불린다. 미국이 유럽권 국가들과 맺고 있는 나토와 비슷한 역할을 중동에서 할 것이라는 의미다. MESA 동맹에는 사우디 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주변 6개국과 이집트, 요르단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UAE 등이 테러조직 지원 의혹을 이유로 13개월째 카타르와 외교·교역을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어 동맹 추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랍 나토의 목적은 이란 견제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란의 공격과 테러, 극단주의를 방어하고 중동 지역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 나토에 참여하는 중동 국가들은 모두 수니파 이슬람 국가로, 시아파인 이란과 종교적으로도 갈등 관계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 5월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고 경제 제재 재개를 선언한 뒤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11월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는 국가를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란은 중동산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아랍 나토 추진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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