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기록이라도 남아…신원미상 인사들과 3시간씩 만남 문제"
WP, 트럼프 '골프 파트너' 제보받아… "81일 누구와 쳤는지 깜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마다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지인과 회동하는 등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다고 주장하지만, 백악관 기자들의 접근을 막는 탓에 무엇을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종종 있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독자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

WP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알려지지 않은 골프 파트너들이 누군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앞으로 독자의 제보를 받겠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골프장을 찾은 날은 111일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고 시인하거나 밝힌 경우는 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 경우에는 그런 얘기가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몇 시간 머무는 동안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미스터리'라고 WP는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인 엘리엇 브로이디가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방산업체의 말레이시아 정부 계약 건 수주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나집 라작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골프 라운드를 추진한 사례를 들었다.

나집 총리에게 다가갈 목적에서 두 정상 간 라운드를 추진한 것이었다.

이 회동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나집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을 찾았더라도 두 사람이 '골프회동'을 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신문은 언급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 골프장 방문 111일'에 대해 백악관 발표나 지역 언론보도, 소셜미디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 이력을 보여주는 사이트 '트럼프골프카운트닷컴' 등을 활용해 파트너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소유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 버지니아 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등 가장 많이 찾는 골프장의 회원들이 많았다.

또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와 같은 전·현직 유명 프로골프 선수들과 행정부나 상원 인사들도 포함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세 차례 라운드를 했다.

그러나 이 중 81일에 대해서는 '파트너'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사람을 만난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원미상의 인사들과 한 달에도 몇 차례씩 3시간여의 만남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방문자가 목격되거나 방문 기록을 남기는 것과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소유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자 기록을 공개하라는 소송에서 승소했을 때에도 법무부는 2개월 전 트럼프-아베 정상회담 당시 일본 측 수행원 22명의 명단만을 제출했을 뿐, 나머지 방문자 기록은 대통령 일정이 노출된다면서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WP는 이 기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일 중 '파트너'의 신원을 알 수 없는 날들을 예시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누가 파트너인지) 알지 못하지만, 아마 당신은 알 수 있다"라며 독자의 제보를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