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미국 항공사가 대만을 별도 국가로 표기하지 말라는 중국 압박에 홈페이지를 수정했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다시 바꿀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항공사는 기한을 2주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민항총국은 44개 외국 항공사 가운데 40개 항공사가 지난 25일까지 홈페이지에서 대만을 별도의 주권 국가로 표시하지 않거나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하와이항공 등 미국 항공사 네 곳의 조치는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 항공사는 당초 예약사이트에 타이베이를 대만 수도로 표기했다가 중국 요구로 국가 정보를 없애고 타이베이 공항 코드명과 도시 이름만 표시했다. 하지만 국가와 지역,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항목에는 여전히 대만이 들어가 있다.

중국 민항총국 관계자는 “홍콩 등 다른 지역 항공사가 대만을 중국 항목에 넣어 표기한 것과 비교하면 미국 항공사 조치는 크게 부족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SCMP는 사실상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표시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며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미국 항공사에 훨씬 더 강력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상당수 항공사는 대만의 반발을 고려해 홈페이지 예약사이트에 동북아시아 항목을 새로 만들고 여기에 중국 일본 대만 등을 포함시켰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요구를 “전체주의적 난센스”라고 비판하며 자국 항공사에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