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세유예 안도와 미국 농산물 쇄도 우려 교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최근 이룬 통상 관련 합의를 두고 EU 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합의로 중추 산업인 자동차 부문에서 한숨을 돌리게 된 독일은 "획기적인 돌파구"라며 환호한 반면 프랑스는 자국 농업에 미칠 타격을 우려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은 지난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EU가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관세 인하에 힘쓰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과 EU가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관세부과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가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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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프랑스는 자국 농업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하며 미국과의 논의가 광범위한 협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유럽이 식품 안전이나 환경 기준을 완화할 수 없는 까닭에 농업은 미국과의 어떤 협상에도 포함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6일 기자들에게 광범위한 무역 합의로 이어지는 협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이번 합의로 프랑스에 미국산 식품이 몰려들고 자국 농업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농업 위축을 우려한 농민 조직들이 정부를 상대로 로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다른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의 이번 회담이 유럽과 미국 간 무역분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보장하기 위해"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이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진전이 이뤄지고 기업과 일자리에 피해를 주는 상호 보복 조치가 완화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