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선에서 제2야당이 예상을 깨고 압승을 거두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제2야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를 이끄는 임란 칸 총재(사진)는 파키스탄의 크리켓 국민영웅 출신으로 총리 취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PTI는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 무슬림연맹(PML-N)과 제1야당 파키스탄인민당(PPP)을 제치고 연방 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PTI는 연방 하원 342석에서 여성·소수종교 할당석을 제외한 272석 중 113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PTI가 연정을 통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칸 총재는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칸 총재는 1992년 크리켓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파키스탄의 국민 스포츠 영웅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개혁, 반부패, 과거 단절 등에 토대를 둔 ‘새 파키스탄’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2008년 이전까지 모든 정권이 쿠데타로 실각했고 군부가 정권을 잡은 상황에서 총선이 치러져왔다. 이번 선거 당일에도 투표소를 노린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하며 31명이 숨지는 등 정치적 불안이 이어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