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부터 통화요약본 공개 안돼"…푸틴과 독대논란 여파 주목
CNN "백악관, 트럼프-외국정상 통화내용 공개 않기로"
백악관이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나라 정상 간의 통화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의 통화 후 대중에 요약본을 공개하던 관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계속 공개된다.

이 같은 조치가 일시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CNN은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중순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축하 전화를 한 것을 끝으로 정상 간 통화내용 요약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주간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최소 2명의 정상과 각각 전화 통화를 했지만,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상대국의 언론 보도 이후에야 해당 통화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요약본 공개 중단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와 관심이 쏠린다.

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옆에 세워둔 채 미 정보당국을 불신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된 이래 두 정상 간 대화를 둘러싼 풍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CNN "백악관, 트럼프-외국정상 통화내용 공개 않기로"
정상 간의 통화는 고도로 잘 조율된 이벤트 볼 수 있다.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이 세심하게 준비한다.

통화 중 정상들은 필요하면 상황실과 연결하기도 하고, 보좌관들이 참관해 듣기도 한다.

통화가 끝나면 양측이 요약본을 통해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데, 간혹 서로 말이 달라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8월에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당시 멕시코 대통령,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각각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워싱턴포스트(WP)에 보도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장벽 비용을 알아서 해결할 테니 언론에 밝히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하는가 하면, 턴불 총리에게는 "불쾌한 통화"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WP의 보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내용 유출에 대해 보좌진에게 수 주 동안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조지 W.부시 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여했던 마이클 앨런은 요약본 공개 중단 방침에 대해 "대통령 통화의 공공외교 측면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토니 블링컨은 요약본 공개가 투명성과 자국 외교상황 설명 등 두가지 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누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대중이 알아야 하고, 미국이 요약본을 내지 않고 상대국만 낸다면 그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