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건설 중인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의 보조댐이 무너져 수백 명이 실종됐다. 피해지역 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건설이 건설 중인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의 보조댐이 무너져 수백 명이 실종됐다. 피해지역 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건설 한국서부전력 등 한국 기업이 라오스에서 건설 중인 수력발전 댐이 무너져 여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된 재난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댐이 붕괴했다고 전하고 있으나 SK건설 측은 폭우로 댐이 범람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은 안재현 사장 등이 사태 수습을 위해 현지로 출국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24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23일 오후 8시께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댐이 무너지면서 50억㎡ 물이 방류돼 인근 6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다수가 죽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1300가구, 66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는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군인과 경찰, 소방대원 등을 총동원해 구조·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댐 붕괴 원인과 구체적인 사망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지난 22일 보조댐에 균열이 발생해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SK건설 시공 라오스 댐 붕괴, 6개 마을 침수… 수백명 실종
SK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공기보다 5개월 앞당겨 댐 공사를 마치고 1년이나 빨리 담수에 돌입해 시운전에 들어갔다”며 “평소 3배가 넘는 폭우로 메인 댐이 아니라 5개 보조 댐 중 하나가 범람하면서 이미 침수 피해를 입은 하류 마을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피해 지역이 밀림이어서 주민이 모여 살지 않고 통신도 원활하지 않아 구조활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SK건설은 서울 본사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구조활동 지원에 나섰다.외교부에 따르면 건설에 참여 중인 직원 53명을 비롯해 교민, 주재원 등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사업은 볼라벤 고원을 통과하는 메콩강 지류를 막아 후웨이막찬, 세피안, 세남노이 등 3개 댐과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SK건설이 한국서부발전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2012년 수주했다. 총 사업비는 1조1640억원, 공사비만 7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2013년 2월 착공해 공정률 92%를 넘겼고 내년 2월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SK건설은 댐과 발전소 건설 이후에도 27년 동안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그 수익을 얻는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계약했다. SK건설은 준공 이후 연간 전력 판매 수익을 약 1620억원으로 추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