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으로 18일부터 이틀간 라트비아대에서 ‘발트국가의 지역 정체성과 한국의 중견국 외교 3+1 플랫폼’이란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월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모두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발트 3국 간 협력 방안을 찾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개최됐다. ​

이상준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장(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겸 유라시아연구소장)은 “한국과 발트 3국이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년 한국외대 교수는 “라트비아와는 바이오기술 분야에서, 에스토니아와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라트비아는 바이오·제약 분야 연구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구 소련 시절부터 해당 분야의 연구개발(R&D) 거점 역할을 하며 소련 신약 기술의 25%를 개발했다는 것이 라트비아투자개발청의 설명이다. 에스토니아는 2005년 전자투표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디지털 전자정부 선도 국가다.

일그바르스 클라바 라트비아 외교부 양자협력국장은 “라트비아 정부는 디지털 분야에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전자정부 등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발트 3국 안보에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지난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담금 문제 등으로 유럽 동맹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 3국의 우려가 커졌다. 발트 3국은 1940년 소련에 의해 무력 합병된 뒤 1991년 독립했다.

클라바 국장은 “라트비아는 다른 발트 국가들과 더불어 유럽연합(EU)과 NATO 회원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NATO는 라트비아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NATO는 1949년 소련에 맞서 출범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발트 3국을 비롯 러시아, 폴란드, 핀란드 등 총 7개국 학자들이 참여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