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시간과 속도의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북한 비핵화 시간표 제시와 속전속결적 비핵화를 포기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관련 이야기를 나누면서 “푸틴 대통령과 논의한 주요 의제는 북한이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비핵화엔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으며 그저 프로세스를 밟아갈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으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북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은 돌아왔다”며 “지난 9개월동안 북한에서 핵실험과 로켓 발사가 없었다”는 ‘단골 멘트’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전적으로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린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성에 대해 말했고, 러시아는 지지를 약속했다”며 “푸틴 대통령 역시 100% 동의했고 러시아가 해야 할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마 우리가 논의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전세계적인 핵무기 감축이었을 것”이라며 “그 중 90%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핵무기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CBS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이건 수십년 동안 계속돼 왔지만 난 서두르지 않는다”며 “막후에서 아주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우린 북한과 잘하고 있어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직후 미·북 고위급 회담에 유감을 표시하며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는 강도적인 요구”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정가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빈손 방북’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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