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프리드먼 "트럼프·푸틴 vs 미국"…前CIA 국장 "트럼프 반역적"
"푸틴의 군림"…美보수매체도 '저자세' 트럼프 혹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대한 미 언론의 반응이 혹평 일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보당국에서 결론 낸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을 추궁하기는커녕, 오히려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했다는 것이다.

평소의 논조를 떠나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저자세 회견을 비판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편에서 미국 정보당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을 함께 부인하는 놀라운 광경이었다"고 지적했다.

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푸틴 대(對) 미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의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버렸다"고 맹비판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두둔했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보기관을 신뢰하지 않고 상대 국가의 발언에 무게를 실은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CNN 앵커 앤더슨 쿠퍼는 현지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 가운데 하나를 지켜보셨다"고 말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선거개입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민주-공화 양당으로부터 강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헬싱키 기자회견은 '중범죄와 비행'의 문턱을 넘어섰다"면서 "반역적인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푸틴의 호주머니' 속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폭스뉴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폭스비즈니스 진행자인 네일 카부토는 "유감스럽지만 제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이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상대국, 경쟁자에게 최소한의 가벼운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폭스뉴스 패널 가이 벤슨은 "쉽게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하루"라고 촌평했다.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드러지 리포트'는 "푸틴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군림했다"는 제목을 홈페이지 메인에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