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가능성 대비 시사…"오래 걸리는 과정에 익숙하다"
"많은 좋은 일들 일어나고 있다" 낙관론은 견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가 사람들이 바라는 것보다 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아직 구체적 조치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초기의 '일괄타결 프로세스'를 강조해온 속도전에서 벗어나 장기전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리 지방관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 "이건 과정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바라는 것보다 더 기나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나 역시 오래 걸리는 과정에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

제재가 (북한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지, '일부 시험장 폭파' 등을 언급하며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거듭 주장했다.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행을 두고 '빈손 방북'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비핵화 협상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는 점을 내세워 내부 회의론을 정면돌파하고 협상의 동력을 살려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 대한 믿음·신뢰와 함께 북미 관계의 '새로운 미래'와 '획기적 진전'을 언급한 김 위원장의 지난 6일 자 친서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아주 멋진 편지.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 11일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이 오늘날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그들에게 안전 보장책이 아닌 위협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전략적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은 수십 년에 걸친(decades-long) 도전"이라며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관련, "이러한 일이 몇 시간 동안에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건 터무니 없는 일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에 대해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협상에서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북 비핵화에 "바라는 것보다 더 긴 과정 될 수 있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