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장기전 가능성…복합적 조치로 美에 반격할 것"
中언론 "트럼프 정부 미쳤다…이성으로 맞서야"
미국이 2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중국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맹비난하면서 중국은 이성적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12일 1면 논평을 통해 "국제여론은 트럼프 정부의 독불장군식 행보에 대해 확실히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어조로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트럼프 정부가 도발한 무역전쟁은 비이성적이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최대 무역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가장 많이 손해보고 있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고문들의 이러한 이념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미국 역사의 각종 사조와 현대 사회의 혼잡한 상황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미국 예외주의, 일방주의, 무역보호주의, 경제민족주의, 백인우월주의 등이 합쳐져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집대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또 이번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차근차근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경제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무역전쟁의 핵심은 중국의 발전 공간을 축소하고, 중국의 발전 프로세스를 막는 것이라며중국 입장에서는 조만간 전투가 시작될 것이고, 장기전이 될 가능성 크지만, 중국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강권, 패권, 위협 행위는 2차 세계대전 시기 일부 사람들이 자행하던 안하무인의 횡포와 히스테리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성을 잃은 미국 행동은 중국과 세계를 해칠 뿐 아니라 자신도 해칠 것이고, 중국은 역사의 올바른 쪽에 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대중국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미국 시도가 헛수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통신은 "강압적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시도는 결국 수포가 될 것이며 중국은 이성적이면서도 냉정하게 이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첫 방아쇠를 당겼고 중국은 원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반격해 '정당방위'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압박수위를 높이는 미국의 이런 행동은 중국의 더욱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라면서 "이성을 잃은 이런 행동은 충격적이며 중미 간의 무역 마찰을 숫자 게임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중국은 이미 충분한 대응 준비를 마쳤고 양적 및 질적으로 다양하고 복합적인 조치로 반격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터무니없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보다 먼저 자성하고 중국의 노력을 직시하며 이성적인 자세로 중미 경제 무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발표가 진짜인지 그저 위협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뭐가 됐든지 중국을 굴복시킬 수 없다고 결사항전 의지를 다졌다.

환구시보는 "아직 2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고, 이론상으론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면서 "다만, 미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인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이번에 발표한 관세부과 명단에는 첨단과학 기술을 겨냥한 지난 6일 명단과 달리 일상용품이 많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는 실질적으로 미국 소비자 물가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 규모가 커지지만, 그 충격 강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중국사회는 미국의 어떠한 무뢰한 언행에도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고 이성적이고 효과적인 공격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또 지난 10일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설립 결정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대외개방은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중국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할 수 있는 굳건한 신념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