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호퍼 장관, 대연정 3당합의서 빠진 '난민환승센터' 설립 제시
아프간 난민 69명 추방도…연정 파트너 사민당 비판·논란 일듯
독일 내무의 '돌발행동', 대연정 합의안과 다른 난민정책 발표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난민종합정책을 발표하면서 대연정의 합의안을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제호퍼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63가지 내용이 담긴 내무부의 난민종합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4일에 마무리된 이번 난민정책안에는 지난 7일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사회민주당 등 대연정 3당이 합의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3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제호퍼 장관이 합의했다가 3당 간 연정위원회 회의에서 제외된 '난민 환승센터' 설립도 포함돼 있다.

환승센터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망명 신청이 된 난민을 해당 국가에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난민들을 임시로 수용하는 시설이다.

대연정 3당은 환승센터를 만드는 대신 경찰이 보유한 시설에 난민을 분산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제호퍼 장관이 이런 발표를 한 의도는 아직 분명치 않아 보인다.

난민강경책을 내세운 자신의 입장을 알리기 위한 시도로도 보인다.

기사당 대표인 제호퍼 장관은 오는 10월 기사당의 '텃밭'인 바이에른 주(州)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 현상이 이어지자, 보수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난민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제호퍼 장관은 이번 발표에 대해 "이것은 연정의 종합계획이 아니라, 내무부 안"이라고 말했다.

연정 차원에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셈이다.

그러면서 제호퍼 장관은 "(대연정 합의안에) 도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취재진에게 "당신이 원한다면 그런 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호퍼 장관의 이런 행동에 사민당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랄프 슈타이그너 사민당 부대표는 dpa 통신에 "사민당은 기사당의 여름 극장에서의 또 다른 공연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우리의 난민종합정책은 연정이 합의한 서류에 남아 있고, 제호퍼 장관은 이를 토대로 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날 생일을 맞아 69세가 된 제호퍼 장관은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가니스탄 난민 69명을 추방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호퍼 장관은 웃으면서 "나의 명령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AP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