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NATO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고 유럽연합(EU) 측은 “동맹을 존중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NATO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2%라는 방위비 지출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수년간 방위비를 연체하고 있는데, 언제 이를 변상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NAT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에 2014년 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한 약속을 지킬 것을 압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미지급 비용의 분담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방위비 분담 기준을 충족한 나라는 영국(2.1%), 그리스(2.3%), 에스토니아(2.1%) 등에 불과하다.

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와 관련, “미국은 동맹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미국은 유럽보다 더 좋은 동맹을 갖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갖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