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하는 외국인과 중국 상장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도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A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A주는 내국인과 일부 해외 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외국인 A주 투자 개방 정책’을 조만간 시행할 계획이라고 8일 발표했다.

현재 A주를 직접 사고팔 수 있는 해외 투자자는 중국에서 영구 거류 자격을 얻은 외국인과 해외 전략적 투자자(기관과 개인), 적격 외국인 투자자(QFII), 위안화 적격 외국인 투자자(RQFII), 중국에서 일하는 홍콩·마카오·대만인 등으로 제한돼 있다.

일반 외국인은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매매)과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매매)을 통해 중국 A주에 투자할 수 있지만, 복수의 증권사를 거쳐야 해 높은 거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번에 A주 투자 자격 확대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삼성 등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근무하는 주재원도 A주를 거래할 수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중국에서 취업 허가증을 받아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4만2000여 명에 달한다. 또 공상은행 등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한국지점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도 A주를 사고팔 수 있다. 증감위는 다만 중국과 증권감독 협력 체제를 구축한 한국 등 62개국 국민으로 대상을 한정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증시 부양이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고점 대비 20% 하락했다. 외국인의 A주 투자를 확대하면 증시에서 수요를 늘릴 수 있다.

미국과 통상전쟁을 하고 있지만 시장 개방을 계속 확대한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섰지만 중국은 미국에 맞서기 위해 대외적으로 ‘자유무역 질서 수호’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시장 개방을 계속 확대하는 추세다.

훙하오 교통은행 수석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가 A주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났지만 투자가 곧바로 증가할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진일보한 자본시장 개방 조치”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