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항공사 델타항공이 승객 편의를 위해 이코노미 좌석을 줄이고 각 좌석의 좌우 폭을 넓히기로 했다. 좌석을 늘리기 위해 좌석 폭을 줄여온 미국 항공업계 흐름과 상반되는 결정이다.

델타항공은 우선 보잉 777-200ER 내부를 개조해 한 줄에 10개씩이던 이코노미 좌석을 9개씩만 배치하기로 했다고 미국 ABC방송 등 외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내 좌측에 3개, 중앙에 4개, 우측에 3개씩이던 좌석 배열을 좌측 3개, 중앙 3개, 우측 3개로 바꿀 예정이다. 새로운 좌석 배열은 미국 디트로이트~중국 베이징 노선에 먼저 적용된다.

델타항공은 내년까지 보잉 777-200ER에 이어 777-200LR 전 여객기의 내부를 이같이 바꿀 계획이다.

좌석 수를 줄이는 만큼 각 좌석의 폭은 17인치(43.18㎝)에서 18.5인치(46.99㎝)로 넓어진다. 저비용항공사인 프런티어에어라인(19.1인치)보다는 좁지만 아메리칸에어라인(17.1인치)과 유나이티드항공(17인치)에 비해서는 넓다.

미국 항공사들은 그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좌석 간격을 좁히고 수를 늘려왔다. 이 때문에 승객의 불만이 컸지만 미 연방항공국은 안전과 무관하다며 규제를 가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 항공사가 운영하는 보잉 777 기종은 이코노미 좌석이 한 줄에 9개만 배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델타항공은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편의성을 높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도 도입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한 줄에 좌석을 좌측 2개, 중앙 4개, 우측 2개 등 8개만 배치해 좌석당 공간이 더 넓어진다. 좌석이 줄고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탑승권 가격을 올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