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 제품부터 가전 등 소비재에 집중
교역위축·제품가격 인상·수입물가 상승 등 우려

미국이 6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교역의 위축과 무역질서 붕괴, 또 이로 인한 대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관세율 25%가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제조 원가 상승, 수입가격 인상 등으로 양국의 주요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예고한 중국산 관세부과 품목은 모두 1천102개로 기계, 선박, 항공 등 산업 설비와 통신, 로봇 등 IT(정보기술)에 집중됐다.

당초 도마 위에 올랐던 품목 1천300여 개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미 당국이 소비자에게 미칠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며 평면TV 같은 첨단 소비자 가전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수기, 소형 냉장고, 온도계, 공기 청정기 등은 여전히 명단에 남아 있다.

이들 가전제품의 가격이 정확하게 얼마나 올라갈지는 알기 어렵지만 업체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긴다면 최대 25%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미소매업연맹(NRF)의 조너선 골드는 분석했다.

스마트폰, 컴퓨터, 장난감도 과녁에 올랐다.

지난해 미국인 소비자가 산 중국제조 휴대전화는 840억 달러 규모에 이르며, 컴퓨터 장비 670억 달러, 장난감 280억 달러 등이다.

특히 미 IT 대표 주자인 아이폰이 관세부과를 피해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애플이 중국에서 만든 아이폰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생산 단가 인상, 중국 내 입지 약화 등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아이폰 관세 면제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5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국산 아이폰의 관세 면제를 약속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애플이 소비자에게 관세 부담을 넘길 경우 아이폰 가격이 800달러에서 960달러로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금까지 부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미국 소비자에게 직격탄이 됐다.

연초부터 등장한 철강, 알루미늄, 세탁기 관세 여파로 판매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것이다.

세탁기 평균 가격은 최근 3개월에 걸쳐 17% 오른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자동차 시장도 충격이 우려된다.

철강 관세 25% 때문에 3만5천 달러짜리 자동차는 175달러가 비싸질 수 있다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언급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 피해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을 받는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등이 일제히 보복관세를 예고한 만큼 각국 소비자들은 광범위한 쇼핑 목록을 놓고 지갑 사정을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특히 이들 상대국이 미국에 경고한 맞불 관세 대상 품목은 오렌지, 위스키, 땅콩버터 같은 먹거리부터 청바지, 오토바이까지 소비재가 다수를 차지한다.

앞서 미국 주류업체 브라운포먼은 유럽의 관세부과에 대응해 잭 대니얼스를 포함한 위스키 가격을 10%가량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폰도 비싸질까'… 미중 무역전쟁 관세부과 효과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