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소년들, 잠수와 수영 등으로 5㎞ 뚫어야 엄마 본다
태국 정부가 2주 가까이 동굴에 갇혀 있는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과 코치를 최대한 빨리 구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생존자들이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가야 할 동굴 내 루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소년 12명과 코치가 머무는 곳은 동굴 입구로부터 대략 5㎞ 떨어진 지점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친 아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 들어왔던 동굴 내 통로는 이후 폭우로 물이 가득 차면서 수영과 잠수를 반복해야만 빠져나갈 수 있는 '마의 구간'이 됐다.

구조작업이 시작되면 우선 아이들은 현 위치에서 동굴 내 최대 공간(chamber)인 '파타야 비치'까지 400m가량을 잠수해 통과해야 한다.

파타야 비치 구간을 걸어서 통과한 뒤에는 물로 가득 찬 130m 구간을 다시 잠수해야 한다.

이후에는 약 400m 길이의 높은 지대가 나온다.

이곳은 물이 차지 않아 걸어서 통과할 수 있지만, 지대가 높아서 경사로를 오르내려야 한다.

경사지를 내려오면 통로 폭이 급격하게 좁아지고 동굴 천장까지 물이 가득 차 있는 최대 난코스가 등장한다.

지난 4일까지 이 구간의 수심은 대략 최대 5m에 달했다.

이 구간에는 잠수장비를 벗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지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동굴소년들, 잠수와 수영 등으로 5㎞ 뚫어야 엄마 본다
최대 난코스를 무사히 빠져나오면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른쪽은 동굴 입구 방향, 왼쪽은 또 다른 동굴 안쪽으로 향하는 길이다
갈림길에서 800m가량을 수영 또는 잠수로 이동하면 동굴 입구로부터 세 번째인 공간에 닿는다.

이 공간은 실종 사건 발생 초기부터 잠수대원들이 전초기지로 삼았던 곳으로 조명 및 통신이 갖춰져 있고 공기탱크와 음식, 의약품 등이 수시로 공급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이 세번째 공간까지 무사히 도착한다면 구조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이곳에서 동굴 입구까지 거리는 2㎞다.

동굴 밖으로 나오는 길이 이처럼 험난하기 때문에 수영과 잠수에 익숙하지 않은 소년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4일 기초적인 수영법과 잠수 장비 사용법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장비에 익숙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 열흘 가까이 굶은 아이들에게는 정신적, 체력적으로 회복할 시간도 있어야 한다.

수영과 잠수가 서툰 생존자들이 무사히 난코스를 빠져나오도록 하려고 동굴 안에 고인 물을 빼내 최대한 수위를 낮춰는 작업도 필수다.

당국은 배수펌프를 모두 동원해 시간당 1천600만ℓ씩 물을 퍼내고 있다.

비가 추가로 내리지 않는다면 시간당 1㎝씩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또다시 폭우가 내려 동굴에 물이 다시 차기 시작하면 구조작업을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다.

구조 현장을 지휘하는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생존자 가운데 육체적, 정신적으로 적합한 사람부터 구조할 것이다.

강력한 배수펌프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동굴 내 물길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아이들을 안전하게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동굴소년들, 잠수와 수영 등으로 5㎞ 뚫어야 엄마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