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시리아 남부서 27만명 대피행렬…이스라엘 "피란민 수용 불가"

시리아 내전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주민들이 '적국'인 인근 이스라엘 국경으로도 몰려들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경 봉쇄를 강화해 피란민 유입을 막고 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며칠 사이에 1만1천 명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피란민이 이스라엘의 북부 국경 근처로 쇄도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시리아 남부 반군 점령지역인 다라 탈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피란민이 대거 발생한 결과다.
이스라엘 국경에도 몰리는 시리아 피란민… "도와달라" 호소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 일대에서 27만 명 이상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대부분은 다라 지역에서 가까운 요르단과의 국경 쪽으로 피신했으며 일부는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로 이동했다.

이스라엘이 아직 공식적으로 시리아와 전쟁 중이지만 삼엄한 국경지역 경계 때문에 시리아 피란민들이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29일 트위터를 통해 "여성과 어린이에게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 영토에 어떤 시리아 피란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피란민 사태와 관련, 국경에 포병과 기갑부대를 증강하고 있다.

이는 시리아와 인접한 레바논, 요르단, 터키가 그동안 수십만 명의 시리아 피란민을 받아들인 것과 대조된다.

다만 이스라엘은 시리아 피란민에게 의약품과 식품 등을 제공해왔다.
이스라엘 국경에도 몰리는 시리아 피란민… "도와달라" 호소
전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피터 러너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피란민의 유입을 전면 차단하는 정책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움이 절실한 고아 등 일부 예외를 둬야 한다"며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최소한 국경 동쪽에 '안전지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의 역사학자 모셰 짐머만은 "유대교에 입각할 때 이스라엘은 오래전에 국경을 열었어야 했다"며 이스라엘이 피란민에게 국경을 개방하거나 시리아 남부에 피란민 지원 구역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