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와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만화·애니메이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는 앤트그룹컨설팅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서 중국 만화가 과거엔 일본에 뒤처졌지만 지금은 IT 대기업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 IT업계가 2020년까지 약 2160억위안(약 37조원)을 애니메이션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만화·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1500억위안이다.

로이터는 IT 기업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만화 시장은 지난해에만 8% 성장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 애니메이션 시장이 미국과 일본에 미치진 못하지만 빠르게 추격 중이라는 것이다. 리서치앤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애니메이션 업계의 거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 만화 시장 점유율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만화 캐릭터를 테마파크, 게임, 영화, TV프로그램, 도시락, 옷 등 새로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 중국의 문화, 전통, 영웅적 인물을 그려낸 만화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구미호, 요괴 등 기존 서구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들이다. 여우 요괴 소녀와 인간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여우요괴홍낭(狐妖小紅娘)’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30억회 이상 조회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KFC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캐릭터를 중국에서 광고 모델로 썼고 텐센트는 이 캐릭터를 바탕으로 비디오 게임을 제작 중이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텐센트동만’(사진)과 바이두가 운영하는 ‘콰이칸’은 중국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만화 플랫폼이다. 텐센트는100편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목표로 12개 이상의 만화 콘텐츠 기업에 투자했다. 바이두는 작품당 2억위안(약 340억원) 계약 의사를 밝히며 만화 캐릭터 개발에 나섰다. 바이두 관계자는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 여유를 가진 젊은 세대들이 애니메이션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