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데이비슨이 유럽 수출용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미국 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달 초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유럽연합(EU)이 이에 반발해 지난 22일부터 할리데이비슨 등 미국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긴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할리데이비슨은 규제당국에 제출한 문건에서 EU 보복관세로 인한 회사의 비용 부담이 연간 9000만~1억달러(약 1000억~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EU의 보복관세를 감안할 때, 미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오토바이 1대당 비용부담이 2200달러 가량 늘어날 전망이지만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딜러나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면 해당지역(유럽) 사업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유럽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후 ‘할리데이비슨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했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