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가 8년 만에 구제금융을 졸업하게 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22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회의에서 그리스의 유럽안정화기구(ESM) 프로그램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그리스는 2010년 재정위기 이후 수차례에 걸쳐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총 2750억유로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대신 재정긴축과 구조개혁을 약속하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이행해야 했다. 그리스 의회는 이달 중순에도 연금추가 삭감, 의료 서비스 감축, 세금 인상 등 구조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4%로 모처럼 ‘플러스 성장’을 했다. 그리스 채권단이 구제금융 종료에 합의한 배경이다.

그리스는 이번 합의로 오는 8월20일부터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금융·재정정책 자율성을 되찾는다. 그리스는 이번에 타결된 합의안에 따라 969억유로에 달하는 채무만기를 10년 연장받았다. 이자 지급도 추가 유예되며 150억유로를 지원받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번 합의안은 중기적 관점에서 채무 지속성을 개선한 것”이라며 “구조개혁을 지속하고 건전한 재정정책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