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숱한 비판을 받은 뒤 정책을 철회했지만, 밀입국 가족의 부모와 아이를 따로 격리하는 ‘가족분리정책’이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인용한 NBC 보도에 따르면 밀입국 가족을 격리시키는 ‘천막’(사진)에 아이 한 명을 수용하려면 하루에 775달러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시설에 아이를 수용할 때의 비용인 256달러보다 세 배 이상 비싸다. 2014년 자료에 따르면 아이 한 명과 부모 세 명을 동시에 격리시키는 비용도 하루에 298달러에 그쳤다.

부모와 격리된 아이를 새 천막에 수용할 때 많은 비용이 드는 이유는 급하게 발표된 격리 조치로 인해 보안, 냉·난방, 의료 등 기반 시설을 부랴부랴 갖춰야했기 때문이다. 400개의 침대가 있는 임시 구조시설을 한 달 동안 운영하면 5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든다. 격리된 아이들의 평균 체류기간은 2개월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는 밀입국자의 최대 구금기간이 20일에 불과했다. 밀입국 가족이 법원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이다. 무관용 정책은 국경 검문소를 통과한 밀입국자 가운데 성인을 범죄 행위로 기소해 아이와 분리해 격리하는 조치를 말한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300명의 어린이가 부모와 격리된 채 수용소에 갇혀 있다.

무관용 정책이 구금 시설을 운영하는 업체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매체 쿼츠에 따르면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한 회사는 올해만 4억5800만달러를 벌었다. 현재 텍사스에는 16개의 격리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으로 격리된 아동을 수용하기 위해 더 많은 텐트 도시가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