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족분리 두둔 총매 맺다 여론 뭇매

미국을 뒤흔든 불법 입국자 자녀 격리정책의 실무 총책격인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장관이 명령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제2의 지탄의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인도적인 처사에 대해 미국 내에서 여야나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는 전사회적인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옹호하는 충성심을 과시한 닐슨 장관은 백악관 밖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가 없는 인물로 '찍힌' 상태라고 FT는 전했다.
'아동 격리'로 워싱턴 제2의 '악당'된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더욱이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재직한 바 있는 닐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능력보다는 충성심으로 승진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이번 사태로 자질론도 재연하고 있다.

닐슨 장관은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라고 항의를 받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닐슨 장관은 특히 '아동 격리 조치'를 거의 맹목적으로 옹호해 문제가 됐던 지난 1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만약 미국인들도 범죄를 저지르면 교도소에 수감돼 가족들과 격리되게 된다"면서 "아동들은 구금소에서 비디오와 TV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전화나 화상통화를 이용해 통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격리된 아이들 가운데는 1세 어린 아기도 있어 더욱 분노를 자아냈다.

장관이 마치 백악관의 대변인 역할을 한 데 대해, 그것도 맹목적 충성파로 유명했던 션 스파이서 전 대변인처럼 행동하다 언론의 뭇매를 맞은 케이스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더그 헤이는 "행정부 최고위관리가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브리핑에 나섰다가 명성이 망가진 케이스"라면서 백악관에서 브리핑 제의가 오면 이를 거절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이 많은 사안의 경우 기자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으므로 자칫 기자들이 휘두르는 '칼에 베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19일) 이에 대해 '닐슨 장관이 굉장한 일을 해냈다'고 치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닐슨 장관이 가족 격리 등 '무관용정책'시행에 소극적이라고 질책하고 이에 닐슨 장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설이 나돈바 있어 그 진의가 퇴색한 느낌이다.

이번 가족 격리 파문은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악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카트리나 대홍수 당시 홍보 면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재앙을 안겨준 사태에 비견되고 있다.

그리고 닐슨 장관은 카트리나 홍수 당시 맹비난을 받은 수습총책, 마이클 브라운 연방비상관리청장에 비유되고 있다.

닐슨 장관의 한 측근은 닐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 그리고 존 켈리 비서실장에 대한 충성 때문에 힘든 일을 떠맡았다고 밝혔다.

닐슨 장관은 백악관 수석 부비서실장을 거쳐 국토안보장관에 발탁됐으며 민주당으로부터 별 반대 없이 상원에서도 무난히 인준을 받았다.

한 의회 보좌관은 민주당 측은 닐슨 장관이 국토안보부를 위해 백악관을 설득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결국, 그 희망은 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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