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선 최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안그래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테슬라에서 요즘 혼란스런 일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19일 한 직원이 시스템을 해킹해 생산을 방해하고, 방대한 기밀을 외부로 유출했다며 법원에 고소했습니다. 21일에는 테슬라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 공장을 공격할 수 있다며 경비를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종업원이 일을 하지않고 영업을 방해한다면 조용히 해고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게 통상적일 겁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전 종업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지하고, 트윗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이를 알렸습니다. 회사에 나쁜 일인데 말이죠.

머스크는 또 지난 17일에는 공장 건물이 아닌 텐트 아래에 모델3 신규생산라인을 깔고 새로운 혁신이라고 치켜세우는 트윗을 날렸습니다.

이 와중에 테슬라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약 9%에 달하는 3500명의 인력을 해고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인 더그 필드가 지난 5월11일부터 장기 휴직에 들어가는 등 작년 11월부터 고위 임원 9명이 퇴사했으며 1명은 장기 휴직을 신청했습니다.

최근 모델X에선 자율주행장치(오토파일럿) 실패로 의심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그리고 머스크는 지난 달 “언제 자금 조달을 할 것이냐”고 꼬치꼬치 캐묻는 애널리스트들과 싸우며 “돈을 조달할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와중에 머스크는 지난 12~13일에는 자기돈 약 2500만달러를 투입해 자사주 7만여주를 샀습니다. 이미 3300만주나 있는데도 말이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이런 일들은 왜 일어났으며, 어떤 연관 관계가 있을까요. 차례 차례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테슬라는 지난해 모델3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한 해 수십만대 양산은 버거웠나봅니다.

애초 주당 5000대 양산을 지난해 말까지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목표 시점을 올해 3월, 그리고 6월 말로 두 차례 연기했습니다. 그 6월 시점이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 머스크가 파괴적 사보타주를 벌였다고 고발한 전직 엔지니어 마틴 트립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회사의 잘못을 투자자와 대중에게 경고하기 위해 언론에 정보를 준 '내부 고발자'일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립의 주장에서 눈에 띄는 건 모델 3 생산량에 대한 겁니다. 그는 테슬라가 지난 4월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모델3 생산량을 부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주당 약 1900대를 생산했는데, 보고서에 2020대라고 기재했다는 겁니다.

또 “도로를 주행 중인 모델 3차량에는 1100개의 손상된 배터리 모듈이 장착돼 있음을 발견했으며, 네바다주의 테슬라 부지에는 배터리 생산 때 발생한 과도한 폐기물이 매우 위험한 상태로 저장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이에 대해 테슬라 측은 트립의 주장은 모두 허위라며 그가 승진하지 못하자 앙심을 품고 기밀을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 머스크가 지난 16일 트위터에 올린 최근 모델3 생산라인의 사진은 특이합니다. 세 번째 시스템이라고 언급한 이 생산라인은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 외부에 있습니다. 공장 앞에 커다란 텐트를 세우고 그 밑에 지었습니다. 머스크는 “새 건물을 짓기에는 시간이 없었다”며 “최소한의 자원으로 3주 만에 지은 직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모델3 각 생산라인의 하루 생산량은 현재 500 대가 넘고, 일부는 이미 700대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4.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2~13일 테슬라 주식 7만2000주를 342.77~347달러 사이에서 사들였습니다. 그는 현재 약 120억달러 어치인 3374만주를 갖고 있는데, 추가 매수한 겁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자사주 매입 등 머스크가 벌이는 일들이 결국 자금 조달과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주가를 높이려고 자기 돈을 넣어 주식을 사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또 직원인 트립을 고발한 건, 모델3 생산 목표를 이뤄내지 못했을 때 희생양을 삼기위한 것이란 관측도 일부 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머스크는 지난달 3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재무 상태에 대한 월가의 질문을 거부하고 막말을 퍼부었었습니다.

원인은 모델3 생산 현황과 자금 조달 필요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었습니다. 머스크는 6월 말까지 모델3 주당 5000대 생산이 가능해지면 3~4분기에는 돈을 벌면서서 현금흐름이 개선돼 자금 조달이 필요없다고 여러 번 밝혔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은 모델3 생산현황과 보유 현금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다시 자본 수혈이 필요하다고 분석합니다. UBS는 “테슬라가 3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부채를 상환하는 한편 10억달러 수준의 현금을 유지하려면 4분기나 그 이전에 자본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테슬라가 향후 2년간 추가로 100억달러 조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3 양산에만 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지금 발표대로라면 20개월 안에 또 다른 신규 차량 모델Y를 생산해야하고 세미 트럭, 로드스터 양산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선 100% 자회사를 설립하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합작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을 몽땅 혼자 내야합니다. 또 유럽에도 공장을 설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두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합니다. 과연 모델3 양산으로 돈을 벌어 충족할 수 있을까요.
머스크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길 원한다면 주가를 올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월스트리트의 분석처럼 회사가 나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즉 모델3 생산 목표를 달성해야하며 주가는 올라야합니다.

머스크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높이고, 투자자 확신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일 겁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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