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예방하고 월드컵 개막식 참석…비핵화 협상 지지 요청한 듯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박 4일간의 방러 일정을 마치고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떠났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밤 11시 30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러시아는 국가 정상 방문에 걸맞은 엄격한 경호를 하는 등 김 상임위원장을 특별히 예우했다.

앞서 지난 12일 밤 베이징을 경유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김 상임위원장은 이튿날 밤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기념 음악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다른 외국 사절들과 함께 참석하고 뒤이어 14일 오후 개막식에 참석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개막식에 앞서 크렘린궁을 찾아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최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러시아의 적극적 지지를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리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거듭 초청했다.

방문 시점은 오는 9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동방경제포럼 기간이나 다른 별도의 시점을 택해도 좋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9월 동방경제포럼 등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북한은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탈락해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우방인 러시아와의 친선관계를 고려해 김 상임위원장을 사절로 파견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월드컵 관련 행사 참석 외에 다른 공식 일정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北 김영남, 월드컵 참석 일정 마치고 러시아 떠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