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사진)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외교적 해법이 실패하면 군사적 옵션 가능성이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북한과 관련해 미국은 전쟁 또는 평화, 두 가지 선택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미국과 북한이 서로 ‘윈윈’하는 평화 △미국이 힘으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방안 △과거에 해온 것과 같은 (미국의) 굴복을 거론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1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딜(거래)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비핵화를 위한) 과정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가 작동하는지는 “1년 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기간 안에 북한에서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폐기하겠다는 합의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가 실패하면 마지막 수단으로서 민주·공화 양당은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코 좋은 딜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도 CBS에 출연해 “한반도 문제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며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가 없는 이란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북한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순식간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밥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평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질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누구에게도 무력 사용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다이앤 페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도 “유일한 대안은 (북한과) 마주 앉아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이것이 정말 우리에게 문제’라고 인식하고 회담장을 걸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