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6일 만연하는 범죄 문제를 거론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죄가 너무 잦다"면서 "조만간 공공질서와 안보를 포함한 급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급진적인 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계엄령과 국가비상사태 선포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면서 "불충분한 긴급권으로도 최대한 활용해 깔끔하게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두테르테, 범죄만연 거론하며 국가비상사태 선포 시사
이어 "통제 불능인 정부 기관을 내 밑으로 둬 직접 지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납치되거나 살해되지 않을까 두려워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게 불안하다는 불만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5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한 기간 "올해 말까지 경찰을 개편하고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9월 남부 다바오 시에서 폭탄테러로 1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해 군을 치안업무에 투입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 마우테가 민다나오 섬에 있는 마라위 시를 점령하자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정부군을 투입,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후 민다나오 섬에 대한 계엄령은 올해 말까지로 연장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