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 원유 생산을 하루 100만 배럴가량 더 늘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원유 증산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OPEC에 원유 증산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폭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인위적으로 너무 높아졌다. 좋지 않은 일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아랍 산유국들은 지난 주말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에서 석유장관회의를 열고 미국의 최근 요구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국 장관들은 회의를 마친 뒤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고 (생산) 감축을 상쇄하기 위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미국의 증산 요구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국 런던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4.16달러로 1.5% 하락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