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전자기 빔 발사해 적 통신체계 일시적 '먹통' 만들어
중국, 남중국해에 '통신망 무력화 레이더' 세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적군의 통신망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레이더 설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원과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中國電科·CETC), 난창(南昌)대학 등은 군부의 지원을 받아 '고성능 비간섭 산란 레이더'를 중국 하이난(海南) 성 산야(三亞) 시에 세울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할 이 레이더는 강력한 전자기파 에너지 빔을 전리층에 발사해 적군의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구 상공 60∼1천㎞ 구간의 전리층은 태양 에너지에 의해 공기 분자가 이온화한 자유 전자가 밀집한 곳이다.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가 전리층에서 반사되기 때문에 무선 통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력한 전자기파 에너지 빔이 전리층에 발사되면 일시적으로 전리층 내에 '블랙홀'이 생겨 적군의 전파가 반사되지 못한다.

이는 적군의 통신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먹통' 상태에 빠지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 레이더는 아군 통신위성의 기능을 개선하고, 육상기지와 잠수함 간 통신을 원활하게 하는 기능도 발휘할 수 있다.

이 레이더가 효과를 미치는 범위는 2천㎞에 달한다.

일부에서는 대기층 교란으로 허리케인과 쓰나미 등의 '인공 재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러한 레이더 기술은 미국도 이미 개발해 알래스카에 관련 연구설비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 러시아 등도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연구가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불확실한 미래와 맞닥뜨렸지만, 중국은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 이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군은 항공기를 동원, 전리층에 막대한 양의 화학물질을 살포해 이 레이더가 조성하는 것과 같은 '블랙홀'을 만들어 적군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