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 공화당 차기 주자로 주목받았던 미주리 주(州) 에릭 그레이튼스(44) 지사가 내연녀를 협박하고 성행위를 강요한 의혹 등으로 퇴진 압박을 받다 결국 사임했다고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레이튼스 지사는 사임 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의혹을 부인했으나 법률비용과 가족·친지의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며 지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레이튼스는 "이 시련은 가족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고 개인적 공격에다 수백만 달러의 법률 비용까지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기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실정법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강변했다.

그레이튼스는 내달 1일부로 지사직을 그만두게 된다.

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2016년 주지사에 당선된 그레이튼스는 비영리단체 기부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의 누드사진을 찍어 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하고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하면서 해당 여성을 지속해서 폭행·협박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

미주리주 하원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그레이튼스 주지사로부터 온갖 폭행과 협박에 시달렸다는 피해 여성의 증언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여성은 그레이튼스 주지사가 자신의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채 사진을 찍고서는 내연관계가 새 나가면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이 여성은 또 그레이튼스 지사가 성관계할 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모욕적인 행동을 하며 뺨을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튼스는 이에 대해 "정치적인 마녀사냥"이라면서 조사 내용을 "쓰레기 타블로이드판 같은 가십"이라고 반박했다.
'성행위 강요·협박' 미 미주리주 그레이튼스 지사 사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