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고용지표는 최근 5년간 꾸준히 호조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은 ‘일자리 천국’인 일본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2013년 4월 0.88배였던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올 3월 1.59배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반면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하는 구인배수는 2013년 6월 0.87배에서 올 3월 0.60배로 떨어졌다. 일본은 취업 희망자 1명당 1.59개의 일자리가 있지만 한국은 취업 희망자 100명이 60개의 일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구직 1인당 일자리 수 일본 1.59개 vs 한국 0.6개
일본 실업률은 5년 전인 2013년 4월 4.1%에서 올 3월 2.5%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2월 실업률이 ‘완전고용 상태’라는 3%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 5월 한 달을 제외하곤 줄곧 2%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실업률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차치하더라도 2013년 3.1%에서 2015년 3.6%, 2017년 3.7% 등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2월 4.6%, 4월 4.1% 등 고공비행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간 실업률 격차는 청년실업률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일본의 청년실업률(15~24세)은 2013년 6.9%에서 지난해 4.6%로 떨어졌다. 25~34세 실업률도 같은 기간 5.3%에서 3.7%로 낮아졌다. 군복무 기간 등을 고려해 15~29세를 대상으로 청년실업률을 통계내는 한국은 2013년 8.0%에서 매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9.8%까지 뛰었다. 올 3월엔 청년실업률이 11.6%까지 치솟았다.

일본은 일자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베노믹스 시행 초기에 비정규직·시간제 일자리만 많이 만들어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2013년 36.6%였던 비정규직 비율은 2016년 37.5%를 정점으로 지난해 37.3%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호황으로 일자리가 증가하고 기업의 구인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정규직 일자리가 많이 생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급여 수준 역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올 3월 5인 이상 일본 기업의 월급여 평균은 28만4367엔(약 280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월평균 근로시간은 142.7시간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 줄었다. 2015년을 100으로 잡은 일본 기업의 급여지수는 2016년 100.6, 2017년 101.0 등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10인 이상 기업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15년 369만2959원에서 2017년 390만2139원으로 5.7% 올랐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3년 1월 182.6시간이었던 월평균 근로시간이 올 1월에는 176.7시간으로 감소했다. 고용환경은 나쁘지만 취업한 뒤의 노동조건은 일본 못지않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