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연율 기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던 일본 경제가 9분기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경기 및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 정부와 대다수 전문가는 일시적인 위축으로 보면서 경제가 다시 완만한 성장세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은 “일본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 중이라는 정부 관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경기와 고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경제가 회복 탄력성을 잃어간다는 것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성장률 자체는 매분기 조금씩 폭이 줄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GDP 증가율(연율 기준)은 지난해 1분기엔 0.7%였지만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0.5%, 4분기에는 각각 0.1%에 그쳤다. 그러다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경제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라는 게 회의론자들의 주장이다.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게 된 요인의 하나는 GDP의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 부진이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계절적 요인으로 생선과 야채 등 생필품 가격이 오른 데다 휘발유값이 뛴 것도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 활동이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즈호경제연구소가 내놓는 소비·절약지수 중 절약지수가 작년 8월에 바닥을 친 뒤 계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인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고령화 사회에 대한 이들의 불안심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