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김정은, '트럼프모델' 확인 위해 실무협상 전 남북정상회담 요청"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회담 가능성도 주목


북한과 미국이 극적으로 재성사 쪽으로 방향을 튼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투 트랙 실무회담에 본격 착수했다.

비핵화 등 의제조율을 위한 판문점 통일각 실무회담과, 그 외 의전·진행방식·경호 문제 등을 위한 싱가포르 실무회담 등 2개 트랙으로 나눠 논의를 진행하겠는 것으로, 양측간 사전논의 과정에서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 대한 접점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북미회담 진행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실무회담은 의제에 관한 것과 의제를 제외한 의전·경호·보안에 관한 것 등 두 개의 별도 채널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공개서한 형식으로 회담 취소를 통보한 이후 물밑 접촉을 통해 실무회담 일정 등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북미는 남북 정상이 제2차 회담을 하기 전에 이미 1차 (의제) 실무회담 일정을 결정했으며,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핵화 방법인 '트럼프 모델'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에 대해 1차 실무회담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문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의제에 대한 1차 실무회담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주말 사이 열렸으며, 의전·경호·보안에 대한 실무회담은 주중 싱가포르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 실무회담에는 미국 측 대표로 주한 미국대사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지낸 한국계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북측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이 각각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말하고 있는 지금, 어떤 장소에서 미팅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미팅'은 의제에 관한 실무회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교소식통은 "이제 한 번 만난 것이고, 몇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비핵화가 핵심으로, 비핵화에 대해 양쪽이 생각하는 정의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전·경호·보안 실무회담의 경우 미국 쪽에서는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쪽에서는 '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협상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헤이긴 부비서실장 등 백악관·국무부 관계자 약 30명으로 이뤄진 선발대는 이날 싱가포르를 향해 출발했다.

특히 실무회담 진척과 맞물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그의 카운터파트너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양쪽이 일정 등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북미 실무회담 의제-의전 투트랙… 통일각-싱가포르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