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이번주 베이징에서 3차 통상 협상을 벌인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워싱턴DC에서 열린 2차 협상 합의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2~4일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정부는 이 협상에서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美·中 '3차 무역협상' 화두는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27일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시장연구소의 바이밍 부소장은 “중국의 대(對)미국 수입 확대가 3차 통상 협상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첨단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금지 해제와 중국 특허법 개선 등도 주요 논의 사항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모난 중국국제교류센터 연구원은 “미·중 통상갈등은 완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인 것이고, 미국의 일방주의 행보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번 3차 협상에서도 정부가 주도하는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장 연구원은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첨단산업은 단기적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 의지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3차 통상 협상에서 미·중 대표단은 2차 합의의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 2차 협상에서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크게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로 명시하는 것은 거부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족시킬 만한 대규모 미국 제품 구매 목록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과 관련한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로스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에 대한 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ZTE 제재 해제가 양국의 통상 갈등을 완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또 그동안 중단했던 미국산 콩 수입을 재개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