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ZTE와 거래 금지…트럼프 제재 완화 움직임에 '쐐기'
'ZTE 추가 제재' 담은 美국방수권법안 하원 통과
미국 하원이 24일(현지시각) 통과시킨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에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ZTE(중싱<中興>통신)에 대한 추가 제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하원이 통과시킨 2019년도 국방수권법안에는 미 정부기관이 ZTE에 의해 제조된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은 또한 미 국방부가 ZTE와 협력하는 정부 공급업체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국방수권법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다른 나라에 정치적, 군사적 제재를 가하도록 허용하는 법을 말한다.

2018년도 국방수권법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대만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9년도 국방수권법은 "중국 정보통신 부문의 극적인 성장으로 미 국가안보의 위험 또한 커졌다"며 "특히 '내셔널 챔피언'으로 불리는 중국 대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그 위험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 법안의 제재 대상에는 세계 1위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중국 화웨이도 포함된다.

미 하원의 이러한 움직임은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반발 기류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미국의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했다.

미 업체들로부터의 부품공급이 중단된 ZTE는 회사의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지난 19일 일단락되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ZTE 제재 완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ZTE에 최대 13억 달러의 벌금과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조건부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전날 CNBC에 출연해 "(ZTE 제재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가 선임한 사람들이 ZTE의 규정 준수 감독 부서를 맡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이들은 미 상무부에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작은 통상 양보를 얻어내는 대가로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ZTE 제재 완화에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ZTE가 미국 법을 따른다는 증거가 제시되기 전까지는 의회 승인 없이 제재를 완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