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정은과 직통전화 통한 중재가 관건될 듯"
中전문가들 "북미정상회담 희망있어… 대국적 방향 긍정적"
중국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전격 취소했으나 북한이 다급히 대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은 아직 희망이 있으며 북미간 대국적인 방향이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창이(金强一) 연변대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언에 대해 "북미 간 비핵화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부분에서 합의가 안 되는 모양새"라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핵무기 반출 등 구체적인 조치를 끌어내지 못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안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진화 작업에 나선 데 대해선 "북미 양국 중 누가 더 다급한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더 급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경제 제재를 푸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한발 물러섰다고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은 실질적인 성과가 있는 회담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깬 것은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라는 의미"라면서 "북한에 다시 회담 테이블에 나올 때는 확실히 각오하고 나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아직 희망 있어 보이며 다만 북미 간 이견 조율이 먼저 돼야 할 것"이라면서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패를 던졌고 북한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며 대국적인 방향은 여전히 긍정적이다"라고 예상했다.

진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회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조금 미뤄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면서 "원래대로 할 수도 있고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언 후 몇 시간 만에 북한에서 대화하겠다는 담화가 나온 것은 북한도 이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대치 상황이 파국으로 가면 북한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결국 북미 양측 모두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이 아니며 북한은 이 판을 깨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드러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김계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지적했는데 곧바로 김계관이 대화하자는 담화를 내며 북한의 다급한 속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나오기 때문에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통전화가 중요해졌다"면서 "문 대통령이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 진짜 중재를 해야 할 시점으로 이 직통전화가 가동해 효과를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