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올해 1월 여성 입장 허용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이란에서도 여성이 스포츠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에서는 남자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에 여성이 입장할 수 없다.

선수의 가족이나 외국인이 관련 부처의 허가로 입장하곤 하지만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가대표 선수들과 만나 "여성을 스포츠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이슬람의 가르침에 합당한가"라고 자문한 뒤 "진정한 이슬람은 여성의 사회활동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여성의 입장 금지를 찬성하는 보수적 주장)은 여성이 스포츠경기장에서 남성 관중의 (성적인) 욕설과 험담을 들을 수 있어 여성을 보호해야 하므로 입장하면 안 된다고 한다"면서 "그게 여성의 잘못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란에서 여성의 스포츠경기장 입장은 종교세력을 중심으로 한 보수와 개혁파,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예민한 사안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와, 미국의 핵합의 탈퇴로 보수 세력의 공세가 높아지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로하니 대통령은 꽤 과감한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여성선수가 출전하는 스포츠 경기를 중계방송하지 않는 현실도 언급했다.

그는 "여성이 세계적인 팀과 용감히 겨뤄 위대한 승리를 이뤄낸 경기를 왜 이란에서는 방송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달 초 태국에서 열린 AFC 여성 풋살 챔피언십 대회에서 이란 대표팀이 우승했으나 정작 이란에서는 이 경기가 방송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그러나 로하니 대통령은 "여성이 집에만 있도록 하는 게 이슬람의 가르침이 아니다"라면서도 "여성은 히잡을 쓰고 모든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해 최근 이란 일부에서 벌어지는 '강제 히잡 반대' 운동엔 선을 그었다.

이란과 함께 여성의 스포츠경기장 입장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1월부터 이를 허용했다.

이란에서도 올해 2월 남자부 농구 경기장에 여성 300여명이 입장했다.

이란 농구협회는 당시 선수의 가족만 관람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일반 관중의 입장을 묵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