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도와 영토 분쟁을 벌였던 티베트 자치구의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 대대적인 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남중국해와 마찬가지로 분쟁 지역에서 관할권을 확보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인도 역시 남티베트 지역에 군사 배치를 늘리고 있어 국경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인도와 국경을 맞댄 티베트자치구 룽쯔(隆子)현에서 대규모 광물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대규모 광산이 속속 개발되며 매일 수천t의 광물이 트럭에 실려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지역에는 금과 은, 희토류 등 3700억위안(약 65조원) 규모의 광물 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력선과 통신망, 도로, 공항 같은 인프라 건설도 활발하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와 광산 개발에 힘입어 지역 경제성장률은 연 20%에 달할 만큼 가파르다. 주민들의 소득도 광산 개발이 본격화되기 이전보다 세 배가량 늘었다. 룽쯔현 최대 광산 기업인 화위광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60% 증가한 3억위안을 기록했다. 3만 명에 불과했던 인구는 지방정부가 파악하기 힘들 만큼 급격히 늘고 있다.

룽쯔현은 1962년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분쟁 과정에서 점령했다가 철수한 남티베트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룽쯔현 자원 개발에 나선 것은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영토 관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오샤오광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히말라야에 대해 남중국해와 같은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경제적, 지정학적, 군사적 영향력이 커지면 남티베트 지역이 중국 품으로 돌아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부탄은 도클람을 부탄 영토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월 도클람에서 중국군의 도로건설 공사를 문제 삼은 인도와 73일간 무장 대치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