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이 여성임을 상기시킨 것"…러측 "獨 언론 해석은 에티켓 상실 증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러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선물한 꽃다발이 논란을 낳고 있다.

독일 일간 빌트는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자국 남부 도시 소치를 방문한 메르켈 총리에게 선물한 꽃다발에 대해 "예의의 표시로 보이나 사실은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빌트는 "국가 정상들은 꽃을 주고받을 게 아니라 악수를 해야 한다"면서 "(푸틴의) 꽃다발은 메르켈이 여성임을 상기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 전날엔 푸틴 대통령이 소치에서 메르켈 총리를 맞아 "국제 정치 무대에서 누가 주인인지를 보여줬다"며 메르켈의 소치 방문을 비판하기도 했다.

메르켈의 방문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소치로 불러들여 시리아 내전 승리를 자축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메르켈이 학살자 아사드의 손을 잡은 푸틴과 악수를 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비판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흑해연안의 남부 휴양도시 소치 관저에서 메르켈 총리를 맞아 회담했다.

회담에선 이란 핵합의,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분쟁 등 국제 현안이 두루 논의됐다.

그 전날인 17일에는 같은 곳에서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시리아 내전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푸틴의 꽃다발에 대한 독일 언론의 비판적 해석에 대해 러시아 측이 반박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었다.

러시아 하원 부의장 이리나 야로바야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에 올린 글에서 "존중의 표시로 선물한 꽃다발을 모욕으로 해석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에티켓 상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야로바야는 "여성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은 훌륭한 전통이며 여성의 특권"이라면서 "여성이 정치인이나 국가 활동가라 하더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의 정치전문가 안드레이 수즈달체프는 서방은 러시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어떤 트집이라도 잡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메르켈에 선물한 '푸틴 꽃다발' 논란… 독일 언론 "예의아닌 모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