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영국 윈저 성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거행된 영국 왕실 계승 서열 6위인 해리 왕자(33)와 미국 여배우 메건 마클(36)의 결혼식.

영국 국민의 '영원한 연인' 고(故) 다이애나빈은 그토록 사랑하던 둘째 아들의 결혼식에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의 흔적은 결혼식 곳곳에서 감지됐다.
면사포부터 엘튼 존까지…'로열웨딩'에 스민 다이애나빈 흔적
우선 마클은 다이애나빈이 21년 전 사망했을 때와 똑같은 나이인 36세에 왕실의 공식 일원이 됐다.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빈은 불화 끝에 1996년 이혼했으며, 그 이듬해인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해리 왕자는 12살, 형인 윌리엄 왕세손은 15살이었다.

또한, 마클이 혼인 예식에서 선택한 길게 늘어진 우아한 면사포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이애나빈이 찰스 왕세자와 결혼 당시 썼던 치렁치렁한 면사포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예식이 진행된 세인트 조지 채플은 다이애나빈이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꽃인 흰 장미로 장식돼 눈길을 끌었다.

마클이 손에 든 부케에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시어머니가 생전 좋아하던 꽃인 물망초가 섞여 있었다.
면사포부터 엘튼 존까지…'로열웨딩'에 스민 다이애나빈 흔적
하객 면면에서도 다이애나빈의 자취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날 예식에는 다이애나빈 장례식에서 절절한 조사를 낭독했던 남동생인 얼 스펜서 부부 등 다이애나빈의 친형제들이 자리를 함께 해 엄마를 잃은 20년 세월을 뒤로 하고 가정을 일군 조카의 결혼식을 축복했다.

특히 다이애나빈의 언니인 제인 펠로우스는 혼배 성사 도중에 성경 낭독자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그는 1997년 다이애나빈의 장례 미사에서도 성경을 낭독한 바 있다.

다이애나빈의 절친한 친구로 그의 사망 직후 '캔들 인 더 윈드'를 헌정한 팝 거장 엘튼 존은 해리 왕자의 결혼 후 열린 오찬 피로연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인도주의 활동과 여성 권리 신장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마클은 생전에 자선구호 활동에 적극 참여해온 다이애나빈과 공통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리 왕자는 작년 11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마클과 어머니가 서로 만났다면 아마 '가장 좋은 친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