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로긴 "외교 치중에 제재공조 흐트러지고 중국발 완화조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최대압박' 작전은 이미 약해지고 있으며 되돌아가기도 힘들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이 1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WP에 외교·안보 칼럼을 쓰는 로긴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귀국하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전용기에서 단독 인터뷰를 해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대화하겠다"는 발언을 끌어내며 북미대화 가능성을 처음 전했던 기자다.

로긴은 칼럼에서 "미 행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하거나 열리지 않으면 미국과 동맹은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냈던 최대압박 작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실제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려울 것"이라며 "압박은 이미 약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례 방중 이후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이 늘고 북·중 접경에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공급 과잉상태가 빚어지는 등 대북제재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 등을 거론했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없으면 걸어 나오겠다고 하거나, 북한의 회담 '재고려' 엄포에 맞서 미 행정부가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강조하는 것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실제로는 성공적인 최대의 압박작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역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로긴은 "미국과 동맹은 외교가 통할 기회를 만들고자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의 노력을 멈췄으며 한국에서도 분위기도 상당히 바뀌어 대북 군사행동의 위협은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대화가 실패할 때를 대비하고 있지만, (대화 실패시) 미국은 북핵 프로그램을 공격하기 위한 국제적 지지를 얻는 데 애를 먹을 것이며 한국은 역사를 되돌려 북한과 대치하는 쪽으로 되돌아가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로긴은 "미 행정부가 대북압박 수위를 높게 유지하고 앞으로도 대북 옵션을 갖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북미정상회담의 기대수준을 낮출 것 ▲트럼프 팀의 목소리를 통일해 혼선을 줄일 것 ▲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하고 일관되게 고수할 것 등을 제안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김정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압박으로 돌아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며 "그 지점에서 유일한 다른 옵션은 전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