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이 미국 달러를 비축해 놓는 것만으로는 통화가치 급락 등 외환위기에 대비할 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최근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자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에 나선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3월 기준 617억3000만달러(약 66조원)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IMF가 제시한 적정 외환보유 기준인 3개월치 수입액 또는 연간 경상 지급액의 25%로 계산하면 아르헨티나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652억3000만달러로 실제 보유액과 큰 차이가 없다.

외환보유액은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질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들여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 수단이다. 하지만 최근 아르헨티나의 외환시장 개입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달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액의 8%인 50억달러를 투입해 페소화를 매수했으나 4월 마지막 주에도 페소화가치는 1.6%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